보건복지부가 자살예방상담전화 109의 응대율을 높이기 위해 상담인력을 두 배 가까이 늘리고 상담체계를 전면 개편한다.
자살예방 상담전화(109) 통합·개편 체계
보건복지부는 최근 급격히 하락한 자살예방상담전화 109의 응대율을 높이기 위해 상담 인력 확충과 처우 개선, 상담체계 개편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대책은 지난 5월 6일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이 국민이 상담 연결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신속한 보완 대책 마련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자살예방상담전화 109는 2024년 번호 통합 이후 상담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상담 인입 건수는 2023년 21만9650건에서 2024년 32만2116건으로 증가한 데 이어 올해는 현재까지 35만2914건을 기록했다. 그러나 상담 인력 부족으로 응대율이 떨어지면서 개선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올해 1분기 기준 하루 평균 1118건의 상담이 접수됐지만 실제 응대 건수는 532건으로, 하루 최대 응대 가능량의 92% 수준에 머물고 있다.
정부는 우선 상담 인력을 현재 103명에서 200명으로 확대한다. 이를 위해 지난 28일부터 채용 공고를 시작했으며, 7월 110명, 9월 145명, 10월 200명 규모로 순차 배치할 계획이다. 보건복지부는 현재 상담 수요를 고려할 때 모든 전화를 안정적으로 응대하기 위해서는 약 200명의 전문 상담 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민간 전문기관과의 협력도 강화한다. 야간 시간대에 상담 수요가 집중되는 점을 고려해 6월부터 자살예방 상담 경험이 풍부한 사회복지법인 생명의전화와 연계체계를 구축한다. 이에 따라 야간에 통화 대기 중인 상담자가 동의할 경우 생명의전화 상담원과 연결돼 상담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오는 7월부터는 신속응대담당팀도 운영한다. 응답 대기 중인 전화 가운데 긴급 위기 상황이 있는지를 우선 확인하고 즉시 대응하기 위한 조직이다. 특히 응대하지 못한 전화 중 자살 위험이 높은 사례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위기대응 기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상담사 처우 개선도 함께 추진된다. 정부는 성과급 추가 지급과 수당 체계 개편을 통해 장기 근속을 유도하고 상담사의 정서적 소진을 예방하기 위한 프로그램과 전문교육도 확대할 예정이다. 최근 한국의학연구소(KMI)가 상담인력 역량 강화와 심리 지원을 위해 1억 원을 지정 기부함에 따라 올해 하반기부터 다양한 지원 사업도 진행된다.
하반기 이후에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상담 지원체계도 도입된다.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공공 AX 프로젝트를 통해 AI 상담지원 솔루션이 개발되고 있으며, 오는 11월 현장 적용이 목표다. 해당 시스템이 도입되면 상담 이후 약 20분이 소요되던 상담일지 작성 시간이 5분 수준으로 줄어들고, 상담 사례별 위험도 평가와 대응 방안 제시, 상담 이력 관리도 보다 체계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또한 자살 위험이 높은 사례에 대해서는 경찰 등 긴급구조기관과 직접 연결할 수 있는 전용 채널을 마련하고, 지역사회 사례관리 체계와 연계하는 기능도 강화한다. 이를 통해 상담 이후 사후관리까지 이어지는 통합 대응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5월 29일 서울 자살예방상담전화 109 콜센터를 방문해 현장 운영 상황을 점검하고 상담원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현장에서는 상담 증가에 따른 업무 부담과 고위험군 상담 과정에서의 정신적 소진, 교대근무 피로, 처우 개선 필요성 등이 주요 건의사항으로 제기됐다.
정 장관은 “자살예방상담전화 109는 절박한 국민의 마지막 구조 요청을 가장 먼저 받는 생명안전망”이라며 “이번 개편을 통해 국민의 소중한 생명을 지키기 위해 단 한 통의 전화도 놓치지 않는 상담체계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어려운 현장에서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있는 상담원들의 헌신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서원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