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구 동선동주민센터가 일정한 주거지 없이 폐지를 모으며 생활하던 50대 지적장애 노숙인 A씨를 대상으로 체계적인 주거 지원과 복지 연계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
일정한 주거지 없이 폐지를 모으며 생활하던 50대 지적장애 노숙인 A씨.
A씨는 기초생활수급자로 지난 4월부터 동선동 일대에서 일정한 거처 없이 폐지를 수거하며 생활해왔다. 그러나 주거지가 없어 주거급여 신청이 불가능했고, 외부 지원을 극도로 경계해 복지 서비스 접근이 어려웠다. 이로 인해 폐지 적치와 악취, 보행 불편 등 주민 민원이 반복됐으나 현실적 해결책 마련이 쉽지 않았다.
동선동주민센터는 단순 행정 처리 대신 10회 이상 현장 방문하며 일상적 대화와 도시락 제공, 날씨 안내 등 소통을 통해 심리적 거리를 좁히고 신뢰를 구축했다. 결국 A씨가 “비라도 피하고 싶다”는 말을 꺼내면서 주거 지원의 실마리를 찾았다.
주민센터는 목욕 서비스부터 연계한 뒤, 고시원 입소를 재차 제안했다. 초기에는 고시원 측에서 노숙인 입소를 거부했으나, 담당자의 지속적인 설득으로 입소가 성사됐다. 이 과정에서 경찰서, 구청 복지정책과, 가로정비팀, 지역 복지관 등 다수 기관과 협의하며 민·관 역할 분담과 공동 대응체계를 구축했다.
입소 후 A씨는 주거급여를 지원받고 의류, 식료품 등 생활필수품도 제공받으며, 매일 낮 폐지 수거 활동을 질서 있게 수행하면서 점차 일상성과 자존감을 회복하고 있다.
동선동주민센터 관계자는 “고시원 방에 처음 들어가 문을 닫으며 살짝 웃던 모습이 가장 큰 보람이었다”고 말했다. 손서영 동선동장은 “주거 취약계층에 대한 선제적 개입과 주민과의 소통이 갈등 해소와 복지 실현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보여준 사례”라며 “이 모델을 동 단위 밀착형 사례관리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창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