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수도 한양을 방어하기 위해 구축된 ‘한양의 수도성곽’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국내 최종 관문을 통과했다.
한양도성 숙정문 구간 (서울시 제공)
국가유산청은 지난 7월 31일 열린 문화유산위원회 세계유산분과 회의에서 ‘한양의 수도성곽(Capital Fortifications of Hanyang)’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신청 대상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한양의 수도성곽’은 한양도성, 북한산성, 탕춘대성 등 세 개의 포곡식(包谷式) 성곽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복합유산이다.
수도 행정 중심지였던 한양도성을 기반으로, 군사적 방어를 위한 입보성(入保城)인 북한산성, 비상시 피난처이자 식량 저장기능을 담당했던 탕춘대성까지 기능별로 역할이 분담돼 있는 구조다.
이 성곽군은 수도 방어와 민간 보호, 장기전 대비라는 18세기 조선의 전략적 방어체계를 온전히 구현하고 있다.
이번 선정은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국내 절차 중 최종 단계로, 한 차례의 유네스코 예비평가를 이미 통과한 바 있다.
유네스코는 예비평가 제도를 통해 각국이 등재 가능성을 사전에 검토할 수 있도록 자문기구와의 초기 논의를 보장하고 있으며, ‘한양의 수도성곽’은 2023년 10월 이를 통과하며 역사문화적 가치에 대한 국제적 인정 가능성을 높인 상태였다.
국가유산청은 “한양의 수도성곽은 동북아시아 포곡식 성곽의 축성 전통을 창의적으로 계승했고, 한반도 수도 방어 유산의 정점을 보여준다”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기준 중 하나인 ‘등재기준(ⅲ)’—사라진 문명의 독보적 증거—를 충족한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서울특별시, 경기도, 고양시 등 관계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2024년 9월까지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등재신청서 초안을 제출하고, 2026년 1월에 최종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등재신청 대상 선정은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중요한 이정표”라며 “지자체와 지속적으로 협력해 ‘한양의 수도성곽’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도록 행정적·학술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서원호
기자